Medley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업(UP)' 제작자 초청 컨퍼런스 1/2일 2009/07/03 21:15 by Ahn

 
 전날 얼마 못잔데다 어두운 조명 때문에 너무 졸렸다. 첫번째 섹션 때부터 마구 졸려, 낸 돈이 아까워도 이 섹션이 끝나면 그냥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을 정도. 가지는 않았다. 휴식시간을 가지고 괜찮은듯 하더니 두 번째, 세번째 섹션에도 처음보다는 덜하긴 해도 꾸벅꾸벅해댔다. 그래도 정신이 멀쩡할 때는 아, 유익하군' 하며 메모도 하고 열심히 경청했다.
 
 강사는 라니 드 카르멘(스토리제작총괄/프로덕션 디자이너), 조예원(라이팅 디렉터) 두 분이었다. 
 첫날은 픽사의 파이프 라인, 스토리텔링을 위한 레이아웃, 라이팅에 관하여 진행되었다. 
 
 픽사 애니메이션 제작의 중심은 스토리텔링이다. 제작의 각각 라인들이 다른 어떤 곳보다도 스토리텔링의 극대화를 위해 철저하게 계산하며 작업한다. 레이아웃과 라이팅은 그 중 핵심적인 요소이다. 국내에도 곧 개봉할 'UP'의 몇몇 장면을 사례로 어떻게 그런 장면이 설계되고 최종적으로 만들어졌는지 설명해줬다. 수없이 계산하고 실험하는 것이다. 그것을 들으면 픽사의 작품들이 단지 천재적인 집단의 산물이 아니라, 엄청난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느끼게된다.  
 그 노력은 한 작품에 대한 직접적인 집중뿐 아니라 구성원들의 잠재된 창조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해당된다. 픽사 내의 픽사 유니버시티에서는 드로잉에서 요가까지 수십가지 다양한 클래스가 있어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지원한다. 이런 환경은 구성원들에게 애사심, 근면, 성실같은 어떤 강제도 필요없어 보인다. 

 픽사가 완벽한 조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픽사의 규모도 해마다 커지고 있고 조직이 커질 수록 관료화 되고 경직되어있는 사각지대는 분명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창조성을 발휘하는데 있어서 세계의 몇 안되는 최고의 조직임은 틀림없을 것이다. 
 
 들으며 느낀 것 중 하나는 그 분들이 말하는 내용들 - 지식, 정보 - 을 그 자리에서 내가 습득하기에는 한계가 크다는 것이다. 암기하고  메모하기 힘들 뿐더러 그런 식으로는 내 것이 되지 않는다. 내가 확실히 얻을 수 있는 것은 지식보다 그 분들과 접하며 내게 전달되는 느낌, 분위기, 늬앙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에너지의 형태로 내 잠재된 창조성과 잠자는 감각을 깨우는 자극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그 분들이 말한 지식과 정보를 현장에서 내가 깨닫고 공부하며 체득하여 이론화하게 되는 것이다.

 내일은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잠을 잘 자고 가서 졸지 말아야겠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ajworks.egloos.com/tb/2387105 [도움말]

덧글

  • Chow 2009/07/04 09:44 # 답글

    금액이 만만하지는 않군요!
  • Ahn 2009/07/04 10:12 #

    네 저도 망설였지만 창조의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학습의 기회가 드물잖아요. 그것이 나비효과처럼 작용하리라 보고.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 )
덧글 입력 영역